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수박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. 특히 편의점에서도 컷 수박부터 통수박까지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면서 손쉽게 수박을 접할 수 있는 계절이죠. 그런데, 여러분은 수박을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시나요? 줄무늬가 진한가요? 배꼽이 작은가요? 하얀 가루가 묻어 있으면 당도가 높다고 믿고 있지는 않으셨나요?
그동안 정설처럼 퍼져왔던 수박 고르기 속설 중 많은 부분이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이번 포스팅에서는 흔히 알려진 수박 고르기 요령의 진실을 확인하고, 진짜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.
1. 줄무늬가 진하고 많으면 맛있다? → ❌ 품종 차이일 뿐
많은 사람들이 줄무늬가 선명하고 촘촘할수록 당도가 높다고 믿고 있습니다. 하지만 이는 단순히 품종에 따른 외형 차이일 뿐, 당도나 맛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. 어떤 수박은 원래 줄무늬가 연하고 드문 경우도 있으며, 이 역시 충분히 맛있을 수 있습니다. 줄무늬로는 맛을 판단할 수 없습니다.
2. 배꼽이 작아야 맛있다? → ❌ 기형 성장의 흔적일 뿐
수박의 '배꼽'은 꼭지 반대편에 있는 동그란 부위를 말하는데요, 이 부분이 작을수록 영양이 집중되어 당도가 높다는 말도 흔히 들립니다. 그러나 이 역시 과학적인 근거가 없습니다. 배꼽이 큰 이유는 성장 과정에서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한 경우 발생하는 기형적 성장의 흔적일 뿐이며, 맛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습니다.
3. 표면의 하얀 가루 = 당밀? → ❌ 규소 성분일 뿐
수박 표면에 하얀 가루가 있으면 당이 넘쳐서 밖으로 흘러나온 현상이라는 주장이 일부 커뮤니티에서 사실처럼 퍼졌습니다.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입니다. 전문가들에 따르면, 이 하얀 가루는 당밀이 아니라 규소 성분입니다. 수박의 당도와는 무관하므로 이 역시 신뢰할 수 없는 판단 기준입니다.
4. 울퉁불퉁한 수박이 달다? → ❌ 늦수확의 결과일 뿐
표면이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수박은 달다는 말도 있는데, 이것 역시 오해입니다. 수박을 수확 시기에 맞춰 따르지 않고 너무 늦게 수확하면 수분이 더 빠지면서 표면이 울퉁불퉁해질 수 있습니다. 당도가 약간 더 높아졌을 수는 있지만, 맛이 확연히 뛰어나지는 않으며, 전반적인 품질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.
5. 두드려서 통통한 소리가 나면 좋다 → ✅ 참고할 수 있는 기준
수박을 두드렸을 때 ‘통통’하고 경쾌한 소리가 나면 과육이 단단하고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. 반대로 먹먹하거나 둔탁한 소리가 나는 경우, 수박이 과숙 상태이거나 ‘피수박’일 수 있습니다. 피수박은 햇볕에 과하게 노출돼 과육이 발효되면서 알코올 성분이 생기는 현상인데요, 이 경우 맛이 변질되었을 뿐 아니라 배탈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.
6. 맛있는 수박, 확실하게 고르는 법 → 브릭스(당도) 표시 확인하기
여러 가지 외형적 기준이 있지만,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은 바로 브릭스(Brix) 수치입니다. 브릭스는 과일 내 당도를 수치로 표시한 지표로, 수박의 경우 보통 11~12 브릭스 이상이면 최상품으로 간주됩니다. 10 브릭스는 평균, 8 브릭스 이하는 불량으로 구분됩니다. 일부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이 브릭스 수치를 명시해 판매하고 있으므로 구매 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.
마무리: 수박도 과학이다, 감이 아닌 근거로 고르자
수박을 고를 때 ‘감’에 의존하지 말고, 과학적 근거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외형적인 요소만으로는 정확한 맛을 알 수 없고, 오히려 잘못된 속설이 판단을 흐릴 수 있습니다. 가능하다면 브릭스 수치가 명시된 수박을 고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.
올여름, 달콤하고 시원한 수박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이제는 줄무늬나 배꼽 대신 ‘소리’와 ‘브릭스’를 기준으로 수박을 골라보세요.